잔혹하지만 유쾌한 우주 전쟁,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 리뷰
여러분, 혹시 SF 액션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거대한 우주선이 등장하고, 외계 생명체와 피 튀기는 전투를 벌이는 그런 영화 말이에요. 오늘 제가 이야기해 드릴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는 1997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그런 기대를 아주 제대로 충족시켜 주는 영화입니다. 폴 버호벤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이 영화는 미래의 젊은이들이 인류의 가장 심각한 재앙인 외계 벌레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이었던 자니 리코, 카르멘 이바네즈, 디지 플로레스 같은 캐릭터들이 군대에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영화의 독특한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됩니다. 과연 이 영화가 어떤 이유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고전 명작'으로 불리는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말이지 눈을 뗄 수 없는 잔혹함과 그 속에 숨겨진 유쾌함이 공존하는 영화랍니다.
징병제 사회의 모습과 젊은이들의 이야기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조금 다른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곳에서는 시민권을 얻으려면 반드시 군 복무를 해야 합니다. '군 복무를 마쳐야만 시민이 될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은 영화의 시작부터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진정한 시민이란 무엇이고, 국가는 개인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들이죠.
주인공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풋풋한 젊은이들입니다. 잘생기고 인기 많은 자니 리코, 그의 여자친구이자 조종사를 꿈꾸는 카르멘 이바네즈, 그리고 자니를 짝사랑하는 강인한 여전사 디지 플로레스까지, 이들은 각자의 꿈과 사랑, 그리고 국가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군대에 입대합니다. 자니는 카르멘을 따라 군에 입대하고, 디지는 자니를 따라 입대하는 등, 왠지 모르게 풋풋한 청춘 드라마 같은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이들이 발을 들인 곳은 냉혹한 군대였습니다. 훈련소에서의 혹독한 훈련과 규율은 이들을 진정한 군인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훈련 과정을 꽤나 상세하게 보여주는데, 때로는 잔혹하고 때로는 코믹하게 그려집니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선전 영상들은 이 사회가 얼마나 철저하게 군국주의적인 이념으로 무장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군 복무는 곧 시민권"이라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반복되며, 젊은이들은 세뇌에 가까운 교육을 받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그저 국가가 시키는 대로 외계 벌레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전쟁에 뛰어듭니다. 이처럼 영화는 겉으로는 밝고 희망찬 미래 사회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개인의 자유가 억압되고 국가의 통제가 만연한, 어딘가 섬뜩한 디스토피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끔찍하고도 매력적인 '벌레'들과의 전쟁
'스타쉽 트루퍼스'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인류의 적, '아라크니드'라고 불리는 외계 벌레들입니다. 이 벌레들은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하는 비주얼과 잔혹함을 자랑합니다. 날카로운 게다리로 인간의 사지를 사정없이 가르는 모습은 폴 버호벤 감독의 악취미가 진가를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은 이 벌레들을 통해 잔혹하고 엽기적인 살상 장면들을 과감하게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충격을 선사합니다.
이 벌레들은 단순히 징그럽기만 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은 엄청난 수와 조직력을 가지고 인류를 위협합니다. 특히 영화 초반, 주인공들의 고향인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외계 곤충들의 공격으로 초토화되는 뉴스는 충격 그 자체입니다. 이 사건은 인류와 벌레들 간의 전면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됩니다. 영화 속 전투 장면들은 스케일이 엄청납니다. 수많은 병사들이 벌레떼와 뒤엉켜 싸우는 모습은 마치 지옥도를 연상케 합니다. 벌레들의 종류도 다양해서,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탱커 버그', 하늘을 나는 '스콜피온 버그', 그리고 정신 공격을 하는 '브레인 버그' 등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벌레들이 끊임없이 등장하여 인류를 위협합니다. 이들은 인간을 단순히 먹잇감으로 여기며 무자비하게 공격합니다. 이러한 잔혹한 묘사는 영화의 등급을 높이는 데 일조했지만, 동시에 '스타쉽 트루퍼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끔찍하지만 동시에 왠지 모르게 매력적인 이 벌레들은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말이지 벌레들이 이렇게까지 무섭고 징그러운데,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잘 만들어져서 감탄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경험을 하게 된답니다.
숨겨진 풍자와 논란, 그리고 감독의 의도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는 개봉 당시부터 많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단순히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SF 액션 영화로만 생각했던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과도한 폭력성과 군국주의적인 묘사에 당황했습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영화가 파시즘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폴 버호벤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겉으로는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이 숨겨져 있습니다. 감독은 영화 내내 등장하는 선전 영상, 획일화된 군대 문화, 그리고 벌레들을 무조건적인 '악'으로 규정하는 사회의 모습을 통해 전체주의와 맹목적인 애국심을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국가의 선전을 받아들이고 전쟁에 열광하는 모습은, 전쟁의 본질과 인간의 폭력성을 풍자하는 것입니다. 감독은 "전쟁은 지옥이다"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외치기보다는, 오히려 전쟁을 지극히 단순하고 '쿨'하게 묘사함으로써 그 잔혹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어, 병사들이 벌레들을 죽이고 환호하는 장면이나, 잔혹한 장면을 마치 코미디처럼 연출하는 것은 감독의 의도적인 장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로보캅', '토탈 리콜', '원초적 본능', 그리고 논란의 중심이었던 '쇼걸'까지, 폴 버호벤 감독은 항상 논쟁적인 주제와 파격적인 연출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인물입니다. '스타쉽 트루퍼스' 역시 그의 이러한 연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오해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숨겨진 의미와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이 재평가받으면서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입니다.
흥행과 평가, 그리고 시대를 앞서간 걸작
'스타쉽 트루퍼스'는 개봉 당시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 흥행에서는 다소 애매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화려한 비주얼과 파격적인 액션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했듯이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관객들의 오해와 논란이 흥행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를 받으며 SF 액션 영화의 고전이자 컬트 명작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대중들의 평점을 보면 IMDb에서는 7.3이라는 좋은 평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엄청나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보니 높은 점수를 준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는 이후 2편과 3편이 제작되었고, 3D 애니메이션 버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파생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극장 개봉용이 아니라 홈비디오나 DVD 시장을 겨냥한 '매니아용 소품'에 가까웠습니다. 이는 원작의 독특한 매력과 깊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쉽 트루퍼스'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으며, SF 장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로봇과 토탈 리콜 같은 감독의 다른 걸작들과 함께, '스타쉽 트루퍼스'는 폴 버호벤 감독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연출력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를 앞서간 걸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